리스뮤직

3년 전부터 시작된 신보 작업은 어떤 일인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12년 간의 LA 생활을 접고 런던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비로소 길이 열렸다. 음악계에 투신해 한창 열정을 불태운 ’80년대 중반에 손에서 놓지 않고 열심히 들었던 스티비 원더와 지미 핸드릭스의 음반들이 준 감흥을 되살리자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 그러한 고심의 결과들이 오는 9월 9일 해외 발매되는 4집 앨범 [Seal IV]를 통해 제대로 구현된다. 오랜 조력자 트레버 혼과 다시 손잡게 된 일도 그의 작업 진척도를 양적 질적으로 고루 향상시켰다. 안주하는 아티스트는 팬들에게 식상감을 줄 뿐이라는 각오로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추구했다. 장차 실 사운드의 전형이 되리라는 자신감으로 만든 어쿠스틱 펑키 소울 댄스 넘버 'Get It Together'가 싱글 커트를 기다리고 있다. 격정적인 감정의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Heavenly' 등에서 감지되듯 보다 원초적인 소울 감각을 강화한 곡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브라질인의 피를 함께 받은 실의 두 뺨에는 전사의 상징이라는 상처가 길게 나 있다. 그것은 그가 그간 음악을 대해온 자세가 어떠했는가를 대변해주는 상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