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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aselines - Enter The Vaselines (2CD Paper Sleeve)

인디(Indie)란 무엇인가? 태도인가? 정신인가? 아니면 스타일인가?
THE VASELINES - ENTER THE VASELINES

그저 자기 음악의 주인공이기를 바랐던 한 천재가 닮고 싶었던 밴드
그러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많은 사람들의 지지는 얻지 못했던 밴드.
바셀린즈의 앨범이 무려 17년 만에 재발매 되었다.


1. 커트 코베인(Kurt Cobain / Nirvana)이 진정 사랑했던 밴드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트 코베인이라는 전도사를 통해 바셀린즈를 영접했다.
사운드의 측면에서 바셀린즈는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가장 충실한 후계자다. 다만 바셀린즈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음습한 사도-마조히즘을 10대의 성적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대체했다. 이 두 측면은 바셀린즈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욕설과 성적 농담이 교차하는 가사, 거친 사운드와 자학적인 리듬, 과도하게 반복되는 멜로디는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인디의 본능을 트랙 깊숙이 저장하는 역할을 했다. 커트 코베인이 이 밴드에 매료된 이유를 유추한다면 이것이 가장 적절한 추리가 될 것이다.


2. 소박한 역사와 디럭스 에디션

이 앨범은 밴드의 전 역사를 정리한 것이지만 그 전에 일단 앨범 자체의 족보를 이해해야 한다. 이 앨범의 뼈대가 되는 것은 1992년 서브팝(Sub Pop)이 내놓은 컴필레이션 음반 이다. 이 CD는 첫 두 장의 EP(, )와 1989년 러프 트레이드(Rough Trade)를 통해 발표한 LP 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그 후 서브팝은 이를 새롭게 리마스터링하고 여기에 데모와 라이브를 담은 보너스 디스크를 추가해 를 선보였다.

두 앨범의 연속성은 내용물에만 있지 않고 타이틀에서도 유지됐다. 이유는 모르지만 두 앨범 모두 이소룡의 영화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짐짓 서로 다른 앨범인양 잰 척하고 있는 커버와 타이틀을 보면 소소하지만 여전히 ‘인디스러움’이 배어있다.


3. 트랙별 교통정리

막장 가사라 해도 될 만한 첫 트랙 'Son of a Gun'의 충격은 데뷔 EP의 마지막 트랙이었던 'You Think You're a Man'까지 이어진다.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가사는 이후 바셀린즈의 가사에서 기둥이 되는 테마다. 특히 'Teenage Superstar'를 주목해보자. 나머지 트랙들은 꽉 찬 구성과 향상된 연주력을 담았다 평가되는 LP 의 트랙이다. 그러나 이후 그들은 1년은 넘기지 못하고 해체됐다. 에서 주목할 트랙은 포크 록으로 변형된 'Oliver Twisted'와 XTC류의 네오사이키델릭 넘버인 'Lovecraft'다. 두 번째 디스크는 데모 녹음과 브리스톨과 런던의 라이브로 채워져 있는데 순서대로 거치다 보면 (다행히) 점점 나아지는 실력을 확인할 수 있겠으나 매끈한 사운드를 즐겨 듣던 청자에겐 마음 편히 듣기는 힘든 로-파이 사운드인 것이 사실. 미학보다는 고고학의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인디학”(?)적 가치도 그러니와, 정말 어딘가에서 맥주병이 날아올 것 같은 라이브 현장감 하나 만큼은 일품이다.

에 실린 36개의 트랙을 모두 들은 다음 처음의 질문, 인디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면 무엇이라고 답해야 할까? 커트 코베인은, 반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인디의 정신과 음악비즈니스의 규칙 사이에서 위태로운 양다리 걸치기를 선택했지만 애초에 그런 조화는 불가능했다. 이는 아마 용과 호랑이가 서로 마주보고 달려들듯이, 산업화된 음악과 본능적 창작이 서로 이빨을 드러내고 정면충돌하는 대결이며 영원한 투쟁이다. 물론 누구도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을 필요는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