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Nakajima Akane (나카지마 아카네)
|
|
일본 대중음악의 역사를 함께 써온 빙(Being) 그룹 소속 레이블 기자(GIZA). 이의 여성 재즈보컬 시리즈는 한국에서 ‘GIRL meets Jazz*’라는 이름 하에 모리카와 나츠키(森川七月), 니로(NILO) 등을 차례로 데뷔시키며 일본발(發) 보컬 재즈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이 캠페인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화하는 재즈의 즐거움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레이블에 소속된 걸 보컬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리스너들을 위해 보컬 재즈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해내려 하고 있다. 그것에 ‘GIRL meets Jazz*’ 캠페인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젊은 청자들은 그들을 통해 청춘표 재즈를 배워간다. “재즈는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꽤 재밌다”, “요즘에는 카페만 가도 재즈가 많이 흘러나온다. 그래서 전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들으면 기분도 좋다”, “재즈는 팝송과는 다른 매력을 가졌다. 깊고 심오한 맛을 가졌다” 등의 애착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본 앨범의 주인공, 나카지마 아카네 또한 후천적으로 재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보컬리스트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쳐서 음악은 좋아했어요. 그런데 철이 들면서부터 노래에도 흥미가 생겨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죠. 처음에는 팝송을 불렀지만 프로듀서께 재즈를 불러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마침 저만의 보컬 스타일을 모색 중이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라고 그녀는 말한다. “여러 가지 곡을 부르며 재즈가 굉장히 심오한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소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면 노래를 할 수가 없고, 한 음을 내더라도 깊이 생각해야 하고요. 그런 점이 즐거웠어요. 표현법도 다양하고, 곡마다의 해석도 천차만별이고요. 한 사람의 싱어로서,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데에는 재즈가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참 자유로운 음악이잖아요.”
재즈의 신선함에 스릴을 느꼈다는 나카지마 아카네. 그녀는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 페기 리 등 다양한 싱어의 곡을 들으며, 과거 보컬 재즈의 즐거움을 듬뿍 맛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영어로 된 재즈곡을 들으며 보컬리스트로서 “곡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새삼 느꼈단다. 그녀는 재즈 곡에서 감정이입을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8~90년대에 발매된 보컬재즈 앨범을 들었다. 그 앨범들의 대부분은 나카지마가 평소 듣던 엘라나 사라 등 1950년대에 만들어진 앨범의 창법과 그다지 다른 것이 없었단다. 발성이나 프레이즈 변형 방법까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과거의 싱어들과 비슷하다는 것은 노래도 잘 부르고 실력도 있다는 얘기겠지만, 그녀는 “이래서는 ‘내 자신의 노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신인인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건방진 일일지도 몰라요. 물론 재즈의 전통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보컬 재즈도 팝뮤직처럼 시대에 따라 변화해 가도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거에요.”
재즈의 기악적 흐름은 50년대 하드 밥 시대에서 시작된다. 이는 록, 소울 등 여러 장르와 크로스오버되며 오늘날 퓨전 재즈, 재즈 펑크, 클럽 재즈 등으로 진화해왔다. 그에 비해 보컬 재즈의 세계는 그녀가 말한 대로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 나 또한 90년대에 만들어진 앨범이라도 50년대의 것과 다르지 않은 앨범이 존재한다는 것을 평소에도 많이 느끼고 있었다.
다양성을 꾀하고 싶었던 나카지마 스스로의 생각이 십분 발휘된 앨범 “Jazz Portraits”. 이는 유명한 스탠다드 재즈를 중심으로 발라드, 업템포 등 다양하고 풍부한 선곡에 초점을 두었다. 디멘션(DIMENSION) 등의 특급 세션 맨들이 전통 재즈, 클럽 재즈의 색깔을 다채롭게 구현해낸다. 또한 라이브 연주와 프로그래밍을 통해 팝적인 발상을 듬뿍 담아낸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최첨단의 플레이버를 가미한 보컬 재즈 넘버 12곡은 다채롭고 신선하다. 앨범의 타이틀 ‘Jazz Portraits’인만큼 그녀는 “각 곡의 초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즐기시길 바래요. 곡마다 정경이 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재즈를 잘 모르는 분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라고 말한다. 긴장을 풀어주는 자연스럽고 순한 그녀의 목소리는 한적한 카페나, 주말에 집에서 차를 마시며 들으면 좋을 법 하다.
이 앨범의 레코딩은 그녀에게도 적잖은 자기발견의 의미를 주었나 보다. 발라드뿐만 아니라 리드믹한 코러스까지 도전해 본 것도 좋은 자극이 되었다고 나카지마는 말한다. ‘등신대(等身大)의 노래”가 자연스러운 형태로 표현된 이 앨범은, 특히 이제 막 재즈를 접하기 시작한 이들에게 보컬 재즈의 새로운 매력을 가득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