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을 마구 자극하는 젊은 파티 래퍼 칭기(Chingy)!!
각설하고 남부 힙합의 명가 Def Jam의 총수인 Scarface는 자신이 총수로 있는 레이블의 새로운 스타로 Ludacris를 발굴해 냈다. 그는 2001년 발매된 세번째 앨범 『Word Of Mouf』로 큰 인기를 얻은 아틀란타 출신의 랩퍼. 그 역시 자신의 레이블 Disturning Tha Peace를 설립하면서 ‘선생님’ Scarface가 그랬듯 일찌감치 후배 양성의 포부를 밝혀왔다. 2003년 여름, Ludacris는 심사숙고 끝에 Disturbing Tha Peace의 처녀작인 Chingy의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도대체 몸을 가만히 둘 수 없게 만드는 음악,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말초신경을 마구 자극하는 Chingy의 랩핑은 2003년 여름 각종 음반 차트를 화려하게 장식할만한 그것이었으니 말이다. 화끈한 밤을 즐기려는 클러버들이나 젊은 힙합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 역시 이미 예정된 반응. 앨범 타이틀처럼 ‘Jackpot’이 터져버린 것이다.
Chingy를 이야기 하면서 Nelly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St. Louise 토박이라는 출신 지역도 지역이고, 데뷔에 즈음 해 Chingy는 인터뷰를 통해 Nelly와의 인연을 여러 면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2년 Nelly의 콘서트 투어에 오프닝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 Chingy는 Nelly와 함께 보낸 시간 동안 꽤나 열심히 선배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고백했다. Chingy에게 Nelly는 일종의 워너비 대상이었던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말이다. ‘즐거울 것’, ‘흥겨울 것’, ‘신나게 만들 것’, 그리고 ‘모든 파티 DJ의 믹스 리스트에 올라갈 것’ 물론 그 대상은 힙합 팬을 포함한 일반 대중이어야 할 것. Chingy의 데뷔 음반은 이렇게 ‘골치아픔’과는 거리가 먼 그것이다.
인트로와 리믹스 버전을 포함해 앨범에는 총 17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첫 싱글로 커트되어 빌보드 랩 싱글 차트 1위까지, 앨범 차트 3위까지 오른 ‘Right Thurr’는 뮤직 비디오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인데 Ludacris와 DJ Quik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BET의 방송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는 소식. 게다가 17번 보너스 트랙으로는 Jermaine Dupri와 Trina가 피처링한 리믹스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데 오리지널 트랙보다 한층 더 신나는 믹싱이 돋보인다. 리믹스 버전의 뮤직 비디오까지 촬영할 만큼 현재 미국내에서 Chingy의 인기는 엄청난 듯 싶다. 그 여세를 몰아 두번째 싱글이 발매되었는데 그 주인공은 ‘Holidae In’으로 Ludacris와 Snoop Dogg이 함께 피처링한 관능적이면서도 업비트로 흥겨운 트랙. Chingy와 꼭 닮은 랩핑을 선보이는 Ludacris나 마지막 파트와 코러스 부분을 담당한 Snoop Dogg의 목소리가 흥미를 더한다. Snoop 특유의 간드러지는 랩핑을 기대한 팬들이라면 좀 서운한 감이 남을 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두 트랙 외에 Murphy Lee가 피처링한 ‘Sample Dat Ass’, 레이블 동료인 I-20과 Tity Boi가 피처링한 그들다운 트랙 ‘Represent’, ‘Chingy Jackpot’ 등은 국내 발매 전부터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트랙들. 특히 ‘Chingy Jackpot’에 목소리를 보태 대화형의 곡을 완성한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가 없긴 한데 Chingy와 함께 주고 받는 랩핑이 꽤나 독특하고 괜찮다. 물론 직접 앨범을 들어보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다소 다운된 톤의 ‘Wurrs My Cash’, R&B 보컬과 함께 작업한 아름다운 트랙 ‘One Call Away’, 그리고 첫번째 두번째 싱글에 비해 전혀 뒤떨어짐이 없는 ‘Getting It’과 ‘Bagg Up’ 등은 반드시 귀를 기울여 봐야 할 곡들. 특히 ‘Getting It’과 ‘Bagg Up’의 바운스 감은 많은 클럽 DJ들을 통해 사랑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앨범 후반부에 수록된 ‘Juice’ 같은 트랙은 Eminem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트랙인데 얇은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Chingy의 목소리 톤 때문에 더욱 Eminem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을 맡은 Track Starz에게도 『Jackpot』은 데뷔 앨범이다. Chingy의 데뷔 성공기는 모두 Track Starz의 덕이었다고 할만큼 그들의 질리지 않는 프로듀싱은 빛을 발하고 있다. Chingy와 그의 데뷔 앨범을 두고 100이면 100, 모든 사람들이 ‘파티 랩퍼’라고 말한다. 랩퍼 스스로도 밝혔듯 그는 파티와 클럽을 좋아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앨범을 만들어 냈다. 여러 비평가들이 그저 반짝 스타라 치부한다고 해도 Chingy의 존재 이유는 그 자신과 팬들로 인해 더욱 확고해져만 가는 것이다.
데뷔 앨범 한 장을 두고 한 뮤지션의 생명력을 판단한다는 것은 꽤 섣부른 짓이 될 것이다. 물론 Chingy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티 트랙 생산 ‘전문’ 랩퍼라고 단정짓기엔 너무 재미있는 앨범, Nelly 워너비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독특한 플로우와 목소리가 마음에 걸리는 앨범. Chingy의 [Jackpot]은 당신에게 심플한 질문에 대한 답안지를 요구한다. Q: Enjoy or Not? 이에 ‘No’라는 대답을 당당히 쓸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