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적 감성으로 노래하는 매력적인 음성의 R&B 싱어 블루 캔트렐의 데뷔 앨범
미래의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이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를 꿈꾸며 그저 묵묵히 노래하는 싱어가 어디 한 둘 일까 만 유독 돋보이는 블루의 음색과 재능에 입 소문은 빠르게 번져갔다. 그녀를 데려 가려는 몇몇 레이블 간에는 암투도 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녀를 먼저 알아보고 스카우트 해 간 것은 다름 아닌 <아리스타>의 CEO 안토니오 “엘 에이” 리드(Antonio "L.A." Reid)였다. 그는 그녀의 데모 테이프를 호텔 로비에서 전달 받았으나 단 30초만 듣고도 금새 그녀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공을 직감했다. “블루의 ‘Till I'm Gone'을 듣게 되었는데 곡이 흐르고 보컬이 이어지면서 갑작스레 제가 꽤 오랜 시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 같은 감정들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의 보컬은 제 마음 속 깊숙이 간직 되어 있던 영혼의 갈망을 일깨워 충족시킨 것이었답니다. 요즘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죠.” 그녀는 바로 스튜디오로 직행했고 그 자리에는 예전에 그녀를 처음 찾아냈고 현재는 홍보 담당 매니저이자 공동 작곡가로 이름이 올라 있는 탭과 토니 브랙스톤(Toni Braxton) 가(家)의 자매들이 결성했던 브랙스톤스(The Braxtons) 등과 작업한 경력의 프로듀서 트리키가 함께 있었다. 그들은 먼저 그녀와 충분히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의 삶에 대해, 기쁨이나 슬픔에 대해서도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후 비로소 곡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So Blu]가 담고 있는 13트랙의 신곡들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고 또 다듬어졌던 것이다. 완성된 앨범은 하나의 컨셉트를 가진 것으로 읽히고 있다. ‘사랑을 갈망하고 찾아 헤매며 성공할 그 날을 꿈 꾸는 한 소녀의 음악 일기’가 바로 그것이다.
재즈 싱어였던 친어머니로부터의 귀동냥은 물론이겠거니와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로부터 샤데이(Sade), 캐런 클라크(Karen Clark), 스팅(Sting), 프린스(Prince) 그리고 이제는 같은 레이블 동료가 된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과 휘트니 휴스턴 등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들로부터 양분을 섭취한 블루는 지미 잼(Jimmy Jam) & 테리 루이스(Terry Lewis) 콤비, 댈러스 오스틴(Dallas Austin), 트리키 등의 도움으로 지극히 감성적이면서 한편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R&B 사운드를 빚어냈다. 이런 그녀의 면모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곡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댈러스 오스틴에 의해 만들어 지고 또 프로듀스 된 첫 싱글 ‘Hit 'Em Up Style (Oops!)’이다. 뉴욕의 인기 라디오 방송국 의 DJ 펑크마스터 플펙스(Funkmaster Flex)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이후 지속적인 라디오 에어플레이를 통해 꾸준히 애청 되다가 판매용 싱글이 발매되면서 인기가 급상승 했던 곡이다. 7월 14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55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 오른 ‘Hit 'Em Up Style (Oops!)’은 7월 21일 자에서 2위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같은 레이블 소속의 어셔(Usher)의 히트 싱글 ‘U Remind Me’의 롱 런 히트에 밀려 주춤했고 대신 8월 말까지 한 달 간을 지속적으로 Top 5 권에 머물려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자신을 배신 하고 떠난 돈에 눈 먼 남자친구의 주머니에서 신용카드를 슬쩍 해 펑펑 쓰고 다니면서 복수한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가사가 재즈와 소울을 믹스한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에 실려 흐르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Till I'm Gone’은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트랙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 위로 고통을 이겨낸 승리자의 음성인양 담담하고 그렇지만 꽤 호소력 있게 울려 퍼지는 그녀의 음성은 후렴 구에 몰아치듯 밀려드는 진한 소울의 필과 함께 어우러지는 드라마틱 한 느낌의 곡이다. 물론 블루 자신에게도 트리키와 탭을 만나고 또 <아리스타>와 만날 수 있도록 기여한 트랙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고 말이다. <레드존> 소속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레이니 스듀어트(Laney Stewart)가 작업한 ’10,000 Times’는 차분하고 잔잔하게 반복되어 흐르는 리듬 트랙 위로 갑작스레 다가 온 사랑해 당황하는 10대 소녀의 심경이 속삭이듯 흘러 지나간다. 지미 잼 & 테리 루이스 콤비가 블루와 공동 집필한 ‘I'll Find A Way’는 휘트니 휴스턴의 발라드 넘버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는 곡으로 스탠더드 하면서 재즈적 감성으로 노래하는 그녀의 보컬 테크닉이 빛을 발하고 곡 막바지에서 폭발하는 그녀의 가창력 또한 일품이다. 전체적으로 미드 템포 이하의 발라드 트랙들이 많지만 지미 잼 & 테리 루이스가 선사한 ‘Swingin’’에는 각별히 주목해 둘 필요가 있겠다. 그녀의 음악 적 뿌리가 재즈에 있음을 여실히 증명할 뿐 더러 상쾌한 느낌마저 선사하는 스윙 재즈 스타일이 가미된 업 템포 소울 댄스 넘버다.
“어린 시절 방황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위에서 제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이제 제가 10대 소녀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이번에 국내에도 를 통해 라이선스 발매되는 앨범 [So Blu]가 8월 18일 자 <빌보드> 팝 앨범 차트에 8위로, R&B 앨범 차트에는 5위로 데뷔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그녀의 이런 다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자료제공: (월간 OI) 양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