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ksopp - Se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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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감성 일렉트로닉 듀오
유럽식 테크노페라의 선두주자
로익솝(Röyksopp)의 2010년 새 앨범 [Senior].
노르웨이 출신 듀오 로익솝은 낭만적인 북유럽의 감성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일렉트로닉 음악 세계를 들려주어, 유수의 광고와 영화 음악으로 삽입되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렉트로닉 밴드이다.
2001년 히트 싱글 <Eple>을 필두로 첫 앨범 [Melody A.M.]을 발매해 전세계적으로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로익솝. 2005년에는 두번째 정규앨범 [The Understanding]을 발표하고 노르웨이 차트 1위, 영국 차트 21위, 미국에서도 빌보드 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2위에 랭크되며 그들의 이름을 크게 알렸다.
지난 2009년에 발표한 [Junior]는 평단과 팬들로부터 전작의 두 정규앨범 스타일을 잘 버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노르웨이 앨범 차트 1위,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2위 등에 오르며 성공을 거두었고, 2009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를 포함, 해외의 여러 페스티벌 공연과 투어 일정을 소화하였다.
2010년 [Junior]와 더불어 큰 그림으로 보자면 하나의 더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Senior]를 발표한다. [Junior]는 보컬을 중심으로 한 대중에게 보다 다가가기 쉬운 팝적인 멜로디를 가진 에너지 넘치는 앨범으로 제목인 Junior의 뜻처럼 아이같이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로익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반면 [Senior]는 [Junior]와는 철저하게 상반된 내면의 갈등과 고민, 비밀스러움이 가득한 어둡고 우울한 로익솝의 또 다른 자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앨범이다. 앨범 자켓 사진도 매우 어두운 색깔에 스베인과 토르뷔요른이 나이가 무척이나 든 노인으로 분장한 모습이 담겨있다.
히든트랙까지 총 10곡이 담겨있는 [Senior]는 각각의 수록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큰 작품으로 쓰여진 앨범이라고 한다. <Tricky Two>는 전작보다 애시드 적인 강렬함은 덜해지고 보다 멜랑콜리하고 신비적인 느낌이 풍성해진 곡이며, 스트링 편곡이 돋보이는 서사적인 느낌으로 가득찬 <Senior Living>은 이탈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스트링 편곡가로 유명한 Davide Rossi가 스트링 편곡과 연주로 참여한 곡이다. 영국의 일렉트로닉 밴드 Goldfrapp의 바이올리니스트와 기타리스트로도 알려져있는 그는 Coldplay의 대표곡 <Viva La Vida>의 스트링 편곡과 연주를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The Drug>는 계속 반복되는 건반 파트가 듣는이를 몽롱함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곡이다. 보컬 곡은 배제된 채 모두 연주곡으로 채워져있는 이번 앨범은 전작 [Junior]의 감성과는 또 다른 로익솝의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다.
“세상이 고요할 새벽 2시쯤 신비스럽고 몽롱한 그리고 때론 어둡고 우울하기도 한 로익솝의 내면의 세계로 약 50분간 여행을 떠나보자. [Junior]와 함께 몸을 흔들거렸다면, [Senior]는 숨겨져있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명상의 시간으로 우릴 안내할 것이다.”
유럽식 테크노페라의 선두주자,
노르웨이 감성 일렉트로닉 듀오 Röyksopp의 또다른 내면의 소리 [Senior]
유럽식 테크노페라의 선두주자 로익솝
2001년 대표 히트 싱글 “Eple”을 필두로 첫 앨범 [Melody A.M.]을 발매해 전세계적으로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노르웨이 출신 듀오 로익솝은 낭만적인 북유럽의 감성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일렉트로닉 음악 세계를 들려주는 밴드이다. 그들의 음악은 어떤 한 장르로 정의내리기 힘들만큼 매우 폭넓은 음악 세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종종 테크노페라(Technopera)란 합성어로 불려지기도 한다. 여기서 테크노페라(Technopera)란 테크노(Techno)와 오페라(Opera)의 합성어를 뜻한다. 때론 강렬하고 때론 멜랑콜리한 전자음과 리듬을 버무린 캔버스 위에 우주적이며 오페라의 감성까지 느껴지는 보컬이 종종 더해지는 그들의 음악을 딱 한 단어로 표현하는데 있어 테크노페라 만큼 적합한 말도 없을듯 싶다.
노르웨이 북단에 위치한 작은 항구도시 트롬소에서 태어나 10대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스베인 베르제(Svein Berge)와 토르뷔요른 브룬트란드(Torbjørn Brundtland)는 어린시절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을 향한 열정을 공유했던 친구사이였다. 작은 항구도시였지만 80년대 초부터 트롬소는 노르웨이 테크노 음악의 수도라 불리며 노르웨이 테크노 음악씬을 대변하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테크노음악씬을 몸소 체험하며 보냈던 그들의 어린 시절은 후에 로익솝 음악의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한다. 이 둘은 90년대 초 노르웨이 제 2의 도시 베르겐(Bergen)에서 다시 재회하게 된다. 그 당시 베르겐은 트롬소의 뒤를 잇는 노르웨이의 새로운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음악 성지로 베르겐 웨이브(Bergen Wave)란 씬을 형성하여 여러 밴드들간의 교류가 이루어지던 곳이었다. 로익솝도 베르겐 웨이브 밴드의 하나였고 음악적 교류를 나누던 밴드 중에는 우리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포크 듀오 Kings of Convenience가 있었다. 로익솝의 1집 [Melody A.M.]에 수록된 “Poor Leno”와 “Remind Me”에서 Kings of Convenience의 얼랜드 오여(Erlend Øye)가 보컬 피처링을 하게된 것도 그 연유라 할 수 있다.
두 고향친구가 로익솝이란 이름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1998년부터지만 사실 1994년에 Aedena Cycle이란 이름의 4인조 밴드를 결성하여 EP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었다. 그 후 스베인과 토르뷔요른은 밴드를 떠나 자신들만의 음악을 위해 로익솝을 결성하고 1999년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의 “Blue on Blue”를 샘플링하여 만든 싱글 “So Easy”를 발표하게 된다. 이 싱글 한장으로 그들은 영국의 일렉트로닉 음악 전문 레이블 Wall of Sound와 계약을 하기에 이르고 2001년 Downtempo 음악계의 큰 반향을 일으킨 데뷔앨범 [Melody A.M.]을 선보인다. [Melody A.M.]은 음악적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앨범이었다. 수록곡 10곡 중 보컬곡은 3곡으로 감상용 연주앨범의 느낌을 물씬풍기며 몸을 흔들게 만드는 곡에서부터 멜랑콜리한 앰비언트 곡에 이르기까지 감성이 풍부한 앨범이었다. 데뷔앨범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들의 음악은 유수의 광고와 영화 음악으로 삽입되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렉트로닉 밴드의 선상에 오르게 된다.
4년이 지난 2005년 로익솝은 두번째 정규앨범 [The Understanding]을 발표한다. 2집은 보컬 중심의 곡들과 강렬한 비트가 깔려있는 음악으로 채워져있었다. 4년이라는 다소 긴 공백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집은 노르웨이 차트 1위, 영국 차트 21위를 기록 하는 등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2집을 통해 미국에서도 그들은 인기몰이를 시작하게 되는데 빌보드 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2위에 랭크되며 그들의 이름을 미국에도 크게 알리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4년에 한번씩 정규 앨범을 내기로 계획이라도 한 듯 로익솝은 2집 발매 4년 후인 작년 2009년에 [Junior]로 돌아왔다. 2006년엔 라이브 앨범 [Röyksopp’s Night Out]과 2007년엔 그들이 영향받은 음악들을 모아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 [Back To Mine]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오던 중이었지만 그들의 정규 앨범에 목말라했던 팬들에게 새 앨범 [Junior]의 발매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1집 수록곡 “Eple”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첫 싱글 “Happy Up Here”를 필두로 1집의 감성과 2집의 댄서블함이 공존하는 듯한 3집 역시 로익솝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여실없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앨범 발매 초반 “Junior”라는 이름은 팬들 사이에서 약간의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Junior”가 속어로 남성의 성기를 뜻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논란이 일자 로익솝은 그런 의미로 쓴 것이 아니고 2009년 연말에 [Junior]와 대비되는 또 다른 새 앨범 [Senior]의 발매를 계획 중이라고 발표했다. 정규 앨범 간의 공백기간이 다소 긴 로익솝이기에 한 해에 두 장의 새 앨범을 발표하겠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큰 기대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이 이끌었던 Parliament의 1976년 곡 “Do That Stuff”를 샘플링한 “Happy Up Here”를 첫 싱글로 내세운 [Junior]는 평단과 팬들로부터 전작의 두 정규앨범 스타일을 잘 버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노르웨이 앨범 차트 1위,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2위 등에 오르며 성공을 거두었다.
떠오르는 스웨덴 출신 여성 싱어 “Robyn”이 부른 댄스넘버 “The Girl and the Robot”은 두번째 싱글로 커트되었는데 평단으로부터 앨범의 백미로 꼽히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앨범 수록곡 “It’s What I Want”는 비디오 게임 FIFA 10의 사운드트랙으로도 삽입되어 BGM으로서 사랑 받는 로익솝의 위상이 건재함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복고적이고 끈적한 베이스라인이 인상적이었던 “Vision One”은 사실 일본의 몬도 그로소, 신이치 오사와(Shinichi Osawa)가 프로듀싱했던 일본 여가수 에리 노부치카(Eri Nobuchika)의 노래 “Sing a Song”이 원곡이었다. 2006년 로익솝은 그 곡을 자신들만의 사운드로 리믹스했었는데 영어가사로 다시 녹음해 [Junior] 앨범에 실은 것이다. 스트링 편곡이 인상적이었던 “Röyksopp Forever” 또한 영국의 여러 TV 프로그램의 삽입음악으로 사용되었는데 이 곡은 유명 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인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가 70년대에 활동했던 캐나다 밴드 Skylark의 1972년 곡 “Suites for My Lady”의 스트링 편곡을 통샘플링해서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재해석한 곡이었다. 여러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그러하듯 로익솝 또한 샘플링을 통해 외부로부터 자신들의 음악적 영감을 얻는 것에 있어 인색하지 않았다. 밥 제임스(Bob James)의 1975년 곡 “You’re as Right as Rain”을 샘플링한 1집 수록곡 “Eple”을 필두로 2집에선 Jericho의 1972년 작 “Kill Me With Your Love”, The Drifters의 1973년 작 “Love Me Love the Life I Lead”, Klaus Doldinger의 1983년도 작 “Skyscape” 총 3 곡을 샘플링해서 프로듀싱한 “What Else is There?”가 있었다. 그리고 [Junior]에서도 “Happy Up Here”와 “Röyksopp Forever”로 샘플링을 적극 활용하는 그들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었다.
로익솝, 보다 어두운 내면의 자아를 공개하다
작년 3월 [Junior] 발매당시 로익솝은 [Junior]의 그림자 격이 될 앨범 [Senior]가 연말즈음에 발매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2집 이후 지난 4년간 [Junior]와 [Senior]를 함께 제작해 왔으며 [Senior] 앨범도 상당부분 완성단계에 와있기에 빠른 시일내로 발매가 이뤄질 것이라 했다. 하지만 [Junior]의 성공에 따른 해외의 여러 페스티벌 공연과 투어 일정에 의해서 인지 발매 예상 시기였던 작년말을 훌쩍 지나 이제서야 팬들 곁에 오게 되었다.
[Junior]와 [Senior]는 큰 그림으로 보자면 하나의 더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Junior]는 보컬을 중심으로 한 대중에게 보다 다가가기 쉬운 팝적인 멜로디를 가진 에너지 넘치는 앨범으로 제목인 Junior의 뜻처럼 아이같이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로익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반면 [Senior]는 [Junior]와는 철저하게 상반된 내면의 갈등과 고민, 비밀스러움이 가득한 어둡고 우울한 로익솝의 또 다른 자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앨범이다. 앨범 자켓 사진도 매우 어두운 색깔에 스베인과 토르뷔요른이 나이가 무척이나 든 노인으로 분장한 모습이 담겨있다. 앨범 발매 전 자신들의 홈페이지(www.royksopp.com)에 공개한 앨범 트레일러 영상 속에서도 그들은 자켓 사진 속 노인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히든트랙 “The Final Day”까지 총 10곡이 담겨있는 [Senior]는 각각의 수록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큰 작품으로 쓰여진 앨범이라고 한다. 앨범의 문을 연 첫 곡 “...And The Forest Began To Sing”은 짦은 인트로 성격의 곡으로 제목 그대로 숲이 노래하기 시작하듯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이 열리는 느낌의 곡이다. 뒤이은 2번 트랙 “Tricky Two”는 전작 [Junior]의 팬이라면 귀에 익숙한 곡이다. [Junior]에 수록됐던 “Tricky Tricky”를 [Senior]의 감성으로 다시 재편곡한 버전이기 때문이다. “Tricky Tricky”도 [Junior]에서 꽤 어두운 느낌의 곡이었는데 “Tricky Two”는 전작보다 애시드 적인 강렬함은 덜해지고 보다 멜랑콜리하고 신비적인 느낌이 풍성해진 버전으로 바뀌었다. 작년에 로익솝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Tricky Tricky” 리믹스 콘테스트를 주최한 적이 있었는데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뮤지션들의 참여로 큰 성황을 이루었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각 나라별로 최고의 리믹스를 로익솝이 직접 선정해서 우승자들에겐 리믹스 발매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Tricky Two”는 어쩌면 리믹스 콘테스트에 참여해준 팬들을 향한 답가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마치 ‘우리라면 이렇게 리믹스를 했을 것이다’라고 얘기하듯 말이다.
새들이 지저귀는 숲속에서 술 한잔 걸치며 몽롱해있는 듯한 느낌의 “The Alcholic”은 기차를 타고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의 삶을 상상하면서 만든 곡이라고 로익솝은 설명한다. 그 뒤를 이어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 베스트 트랙 중 하나라 생각하는 “Senior Living”이 우리를 더욱 더 깊숙한 Senior의 세계로 인도한다. 스트링 편곡이 돋보이는 서사적인 느낌으로 가득찬 “Senior Living”은 이탈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스트링 편곡가로 유명한 Davide Rossi가 스트링 편곡과 연주로 참여한 곡이다. 영국의 일렉트로닉 밴드 Goldfrapp의 바이올리니스트와 기타리스트로도 알려져있는 그는 Coldplay의 대표곡 “Viva la Vida”의 스트링 편곡과 연주를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Davide Rossi의 로익솝 앨범 참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Junior]에서 이미 “Röyksopp Forever” 등 네 곡의 스트링 편곡과 연주로 참여한 전력이 있다. 5번 트랙 “The Drug”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먼저 대중에게 공개되었는데 복고느낌의 몽롱함이 곡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마약이라는 제목답게 계속 반복되는 건반 파트가 듣는이를 몽롱함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곡이다. 포크음악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Forsaken Cowboy”에 이어 7분짜리 대 서사곡 “The Fear”가 앨범의 클라이막스로 우리를 인도한다. 제목처럼 Senior 여정에서 겪게되는 고난과 두려움을 표현한듯 긴장감이 감도는 곡이다. 그렇게 클라이막스를 지난 우리를 로익솝은 “Coming Home”으로 안정시켜준다. 모든 여정을 마친 후 안락처인 집으로 귀환하는 발걸음이 가볍듯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곡이다. 그런 후 로익솝의 어두운 내면 속으로의 여행은 앨범 피날레 “A Long, Long Way”로 그 끝을 맺게 된다.
로익솝의 음악을 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듣고 그들의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로익솝은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고수하는 밴드이다. 이번 앨범도 그 점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신디사이저와 드럼머신 등 전자악기로 점철되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지만 로익솝의 음악에선 동시대의 동료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것과는 다른 매우 포근하고 따스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전자음악을 하면서도 편리성을 제공하는 디지털 장비들을 최대한 배제한 채 과거 7~80년대의 순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와 장비들로 음반을 제작하는 마치 장인 같은 그들의 음악적 실험들은 롤리팝처럼 무수히 쏟아져나와 한 번 듣고 버려지는 요즘의 일렉트로닉 음악들과 차별되어 들려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점들이 그들을 비슷한 음악의 뮤지션들을 찾아 듣고 싶어도 그러기 힘든 노르웨이 고유의 감성 일렉트로닉 듀오로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사운드가 1집부터 이번 [Senior] 앨범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는 점 또한 그들의 다음 앨범을 벌써부터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지 않을까 한다.
보컬 곡은 배제된 채 모두 연주곡으로 채워져있는 이번 앨범은 전작 [Junior]의 감성을 원하는 팬들에겐 어쩌면 실망감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고 로익솝은 솔직하게 실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들과 함께 새로운 음악 세계로 여행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충분히 멋진 여정이 될거라며 자신들의 또다른 자아 속으로 함께 떠나자고 로익솝은 우리를 유혹한다. 뜨거웠던 여름도 이제 한풀 꺾인 9월, 세상이 고요할 새벽 2시쯤 신비스럽고 몽롱한 그리고 때론 어둡고 우울하기도 한 로익솝의 내면의 세계로 약 50분간 여행을 떠나보자. [Junior]와 함께 몸을 흔들거렸다면 이번엔 숨겨져있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명상의 시간으로 우릴 안내할 것이다.
2010년 9월 1일
변준형(일렉트로닉 뮤지션 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