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 n° 3
|
힙합 컬쳐와 광기로 엮어낸 순수한 피의 노래, 스웨디쉬 팝 듀오, jj(제이제이)의 두 번째 센티멜탈-신스팝 앨범
스웨덴 고텐부르크(혹은 예테보리) 출신의 혼성 듀오 jj는 조아킴 베논(Joakim Benon)과 엘린 캐스트랜더(Elin Kastlander)로 구성되었다. 신스 사운드에 아프로 비트나 레게를 흡수한 리듬, 부드럽고 연약한 가성을 바탕으로 한 팝뮤직을 주조해낸다. 마리화나 로고, 유독 핏자국을 강조한 자극적인 센스의 아트웍을 담고 있다. 음악으로 보나 외면으로 보나 노멀하고 상냥한 팝 듀오는 아니다.
2009년 일렉트로 팝 듀오 터프 얼라이언스(The Tough Alliance)가 설립한 스웨덴의 인디 레이블 신시어리 유어스(Sincerely Yours)에서 데뷔 7인치 싱글 [n° 1]과 이어 발표한 정규 1집 [n° 2]는 각종 프레스에서 올해의 베스트 앨범 리스트에 항상 언급되었다. ‘엔야(Enya)가 릴 웨인(Lil' Wayne)의 곡을 2015년도의 릴리스 페어(Lilith Fair) 페스티발에서 커버한 것 같다’는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비유가 무척 재미있다. (마침 이들은 릴 웨인의 ‘Lollipop’을 매쉬업한 ‘Ecstasy’를 발표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화제를 모았던 The XX와는 미국 투어를 함께 돌며 인지도를 넓혀갔는데 흑백의 묘한 조화로 주목 받았던 2집의 타이틀곡 ‘Let Go’의 뮤직비디오 또한 The XX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기도 한 스웨덴의 마르쿠스 쇠더룬드(Marcus Söderlund)의 작품이다.
n° 3
전작들의 성공 이후 jj는 안토니 앤 더 존슨즈(Antony and the Johnsons), 옌스 렉맨(Jens Lekman) 등을 릴리즈한 캐나다의 명문 시크리트리 캐나디언(Secretly Canadian)에서 세계 배급을 맡아 [ n° 3]을 발매하게 된다. ‘My Life’는 얼굴에까지 LA를 새기고 다니는 웨스트 코스트 MC 게임(The Game)의 [L.A.X.]에 수록된 싱글로, jj의 경우 릴 웨인의 피쳐링 부분만을 부르고 있다. 스트링 신시사이저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하모니가 어우러지는 ‘And Now’의 경우, 1절 버스의 베이스와 보컬만이 존재하는 부분이 마치 The XX를 연상케 끔 한다. 유독 비트의 운용이 돋보이는 댄스튠 ‘Into the Light’, 그리고 '빛으로 들어감'을 재연해낸 이전 트랙에 이어지는 ‘Light’에서는 '빛'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내려 하고 있다. 힙합 넘버들을 커버하더니 결국 힙합비트의 트랙을 하나 만든 ‘Voi Parlate, Io Gioco’는 이전 이들이 커버했던 올 세인츠(All Saints) 류의 트랙들과도 비견할만한 감각적인 소리의 배치와 멜로디의 조합을 담아냈다.
스웨디쉬 팝의 충실한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80~90년대 4AD 출신의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 혹은 디스 모탈 코일(This Mortal Coil)이 가진 천상의 부유감, 그리고 비치 하우스(Beach House)같은 리버브 가득한 여성보컬을 내세운 서프팝 스타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애청 될만하다.
투명한 북유럽의 맑은 공기를 담은 이 네오 어쿠스틱 사운드는 슬프게도, 또한 쿨한 유머로도 작용할 것이다. 꿈처럼 몽롱하고 아름다운 사운드 메이킹과 엇물리게도 마리화나, 피, 그리고 힙합과 방탄조끼(그들의 머천다이즈 상품 중 하나) 등은 분명 길거리에 위치한 상반되는 요소들이다. 이런 범상치 않은 음악적, 외적 어레인지가 비정상적인 듯 보이지만 놀랍게도 소스들은 그들에게 제각기 완벽하게 맞물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로맨스와 광기 어린 서스펜스가 미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앨범이다.
Review
The Onion A.V. Club 9.1 이번 해 어느 누가 이 음반을 거부할 수 있는가
BBC Music 8.0 수많은 팝 리스너들을 감싸 안을 앨범
Uncut 8.0 이번 해 가장 유혹적인 일렉트로닉 팝 앨범
Q Magazine 8.0 러닝타임 27분 간 꼼짝할 수 없다
Dusted Magazine 8.0 천재적인 소스 배치 능력을 지닌 듀오
Slant Magazine 8.0 어두운 우아함을 가진 초현실적인 음반
Mojo 8.0 묘한 매력의 스칸도-포크(Scando-folk)와 아메리칸 힙합의 영민한 조합
Spin Magazine 8.0 흐릿하고 부드러운 하모니와 재능 넘치는 신스 스트링, 그 반대로 강렬하고 선명한 정서
NME “Radar Band Of The Week” 선정 (2010. 04) / Rough Trade “Album of the Month“ 선정 (2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