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Z - American Gangster [2012 Hip Hop Mid Price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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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성공한 랩퍼이자 영원한 메인스트림 힙합의 제왕 JAY-Z (제이-지)
[KINGDOME COME] 이후 만 1년 만에 발표되는 화제의 신보 [AMERICAN GANGSTER]
이스트 코스트 힙합 씬의 대부이자, 역사상 가장 성공한 랩퍼로 꼽히는, 영원한 힙합의 제왕 제이-지!
리틀리 스콧 감독,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 에 영감을 받아 단숨에 작업한, 그의 또 다른 역작 [AMERICAN GANGSTER]!
뉴욕 브룩클린 빈민가 출신으로 범죄의 갖은 유혹을 뿌리치고 엔터테인먼트계의 세계적인 거물로 성장하기까지 자전적 이야기를 처음으로 담아낸 이번 앨범에는 저메인 듀프리, 패럴 윌리엄스, 릴 웨인, 나스 등 현존하는 최고의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 [Blue Print] 를 능가하는 제이-지 음악 인생 최고의 앨범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고의 히트메이커 패럴 윌리암스가 프로듀싱, 특유의 미니멀리즘한 비트와 샘플링으로 승부를 보는 첫 싱글 “Blue Magic”을 비롯, 최고의 랩퍼 나스가 피쳐링, 동부 힙합 씬의 최강 MC들의 화려한 랩 스킬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Success”, 유려한 멜로디 라인과 중독성 있는 훅을 자랑하는“Fallin”등 총 15곡의 힙합 넘버 수록!
21세기 주류 힙합을 새로이 설계했던
Jay-Z 커리어의 또 다른 기념비 [American Gangster]
힙합 역사상 가장 성공한 뮤지션인 제이-지(Jay-Z)의 컴백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03년 [The Black Album]을 내놓고 은퇴를 선언한 직후부터 이어졌던 그의 복귀에 대한 팬들의 갈망은 길었다. 결국, 지난해 2006년 12월 [Kingdom Come]으로 자신의 왕국에 제왕이 돌아왔음을 알렸고 팬들은 그들의 기다림을 보상받았다. 그런데 제이-지의 이번 앨범은 그야말로 갑작스럽다. 올해 9월 말에 제이-지가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도 않은 11월 6일 현지에 발매되었다. 벌써부터 이어지는 각종 매체의 찬사는 제왕이 준비한 깜짝 파티가 던져줄 여파의 당연한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앨범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이-지를 처음 접했거나 혹은 그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화려한 이력은 아직 모르는 청자를 위해 간단한 소개부터 하자. 본명이 숀 카터(Shawn Carter)인 제이-지는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태어났다. 브룩클린이 배출한 수많은 명MC 가운데서도 단연 발군의 기량을 자랑했던 제이-지는 친구였던 데임 데쉬(Dame Dash)와 함께 락카펠라(Roc-A-Fella) 레이블을 설립하고 자신의 데뷔 앨범 [Reasonable Doubt]을 발표해 힙합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다. 데뷔 앨범으로 주목받은 그는 [In My Lifetime Vol.1]을 통해 메인스트림에 직접 도전, 성공을 거두고 이듬해 5백만 장을 팔아치운 자신의 최고 히트작 [Vol. 2: Hard Knock Life]을 통해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와 투팍(2Pac)이 사라진 랩 게임을 점령하기에 이른다. 이후 [Vol. 3: Life and Times of S. Carter], [Dynasty Roc la Familia]를 발매해 성공을 이어가던 그는 2001년, 21세기 힙합의 지도를 다시 그린 명작 [The Blueprint]를 내놓는다. 맙 딥(Mobb Deep), 나스(Nas)와 뉴욕의 패권을 두고 벌인 전설적인 배틀도 화제였지만, 고전 소울 샘플의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진화를 보여준 이 앨범은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와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라는 신성을 수면 위로 부상시키기도 했다. 이후 더블 앨범인 [The Blueprint 2: The Gift & The Curse]에서 세기의 연인 비욘세(Biyonce)와 염문을 뿌리더니 2003년 [The Black Album]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모든 것을 이룩하고 모든 것을 다 가진 채로. 이후의 얘기는 위에서 설명했던 대로다.
제이-지의 신작 [American Gangster]는 그의 이전 앨범들과 비교해볼 때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바로 명감독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이 연출하고 명배우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과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에서 영향을 받고 제작한 컨셉 앨범이라는 것. 바로 70년대 할렘을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마약상과 그에 맞서는 경찰의 대결을 그린 대작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가 본 작에 투영된 영감의 원천이다. 앨범에 앞서 11월 2일에 미국 전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후 3일간 4천6백만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 올해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제이-지는 개봉 전에 미리 영화를 접하고 깊은 감동을 받아 영감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본 작은 바로 그 영감의 결과물이다(그러나 이 앨범은 동명 영화의 정식 O.S.T.는 아니며 <아메리칸 갱스터>의 O.S.T.는 데프잼 레코드에서 발매된다. 제이-지는 데프잼의 CEO이기도 하다). 앨범이 발매되기까지의 과정도 화제 그 자체였다. 리드 싱글 “Blue Magic"이 처음 공개되자마자 팬들은 열띤 논쟁을 벌였고 이후 곡들이 공개될 때마다 제이-지의 신작에 대한 깊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이후 앨범 전체가 미리 듣기로 공개되어 극심한 찬반양론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 역시 제이-지의 새로운 앨범에 대해 약간의 걱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미리 듣기는 열악한 예고편에 불과할 뿐, 본 작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덴젤 워싱턴의 극 중 대사를 인용한 인트로부터 마지막 트랙인 "Amrican Gangster"까지 감상한 솔직한 소감은 우려했던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로 감동 그 자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엇보다 반갑고 감탄할만한 사실은 본 작이 제이-지의 데뷔 앨범이자 본연의 순수함을 간직했던 힙합 클래식 [Reasonable Doubt] 이후로 가장 주류의 유행과 비타협적인 앨범이라는 것이다. 앨범은 메시지와 사운드 모두 일관성 있고 진지한 컨셉을 끝까지 이어가면서 앨범에 그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앨범의 안정된 흐름은 이미 90년대 배드 보이의 여러 클래식 앨범의 일등공신이었던 디디(Diddy)와 그의 프로덕션 팀인 히트멘(The Hitmen Army)의 공이 크다. 이들이 제공한 사운드는 그들의 90년대 중반의 작업을 떠올리게 하지만, 더욱 세련되고 영화의 배경인 70년대 할렘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인 비트들을 다수 제공해 앨범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가볍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이 훌륭한 비트들은 앨범의 초 중반에 포진해 제이-지의 시적인 라임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부각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후반부는 또 다른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다. 넵튠즈(Neptunes)와 저스트 블레이즈, 디제이 툼(DJ Toomp), 노 아이디(No I.D.)와 저메인 듀프리(Jremain Dupri)등의 명인이 조력자로 포진한 후반부는 앨범에 다채로운 매력을 부여한다.
“Intro"에 이어지는 ”Pray"는 앨범의 시작으로 더없이 적절하며, 본 작의 베스트 트랙 가운데 하나다. 범죄와 부패에 찌든 게토에서 성장하며 범죄의 달콤함에 매료된 주인공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가사도 그렇거니와 비장감 어린 비트의 절제미가 탁월한데 중간 중간 삽입된 기도는 제이-지의 약혼녀인 비욘세의 목소리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어지는 "American Dreamin'"는 마빈 게이(Marvin Gaye)의 "Soon I'll Be Loving You Again"을 샘플링 했는데 꿈꾸듯 읊조리는 제이-지의 라이밍과 공간감 있는 편곡이 어우러져 수준 높은 트랙을 완성했다.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의 주인공인 프랭크 루카스에 제이-지 본인의 삶을 투영시킨 “No Hook"은 배리 화이트(Barry White)의 달콤한 원곡을 놀랍도록 어두컴컴하고 탁하게 변형시켜 놓은 비트가 인상적. 한껏 긴장된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이르면 보다 그루브하고 조용한 트랙들이 포진되어 있다. “Roc boys”는 “Blue Magic”에 이어 싱글 컷되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트랙. 진득한 호른(Horn) 소리가 매력적인 미나한 스트릿 밴드(Menahan Street Band)의 “Make The Road By Walking"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 약간 스피디하게 편곡해 재지(Jazzy)한 맛을 잘 살리고 있으며, “Party Life” 역시 고전 블루스의 그루브가 약간은 느슨한 제이-지의 랩을 포근하게 잘 감싸면서 분위기 전환에 일조한다. 반면 구성상 차라리 “Blue Magic"과 위치를 바꿔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갔으면 싶은 “I Know”와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의 걸작 [Paul's Boutique]에 수록된 바 있는 “Hello Brooklyn"을 재해석한 "Hello Brooklyn 2.0”은 릴 웨인(Lil Wayne)과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고 고전에 대한 재치 있는 재해석이 재미있지만, 전체적인 구도에서는 약간 뜬금없는 느낌을 주는 것이 아쉽다.
예전에 발표했던 트랙과 동명인 “Ignorant Shit”은 이미 여러 클래식 트랙에서 사용되었던 아이즐리 브라더스(The Isley Brothers)의 명곡 “Between the Sheets”가 적절하게 샘플링된 탄탄한 트랙으로 비니 시걸(Beanie Sigel)의 참여가 반갑다. 디제이 툼이 제작한 “Say Hello”는 시적인 표현들이 돋보이는 설득력 있는 자기변호가 매력적인 트랙. 한편, 노 아이디가 프로듀스하고 나스의 참여로 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트랙 중 하나였음이 분명한 “Success”는 과연 그 기대가 부끄럽지 않다. 자유분방하게 흐르는 비트 위로 두 명의 전설이 들려주는 라임을 감상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경험임이 분명하다. 저메인 듀프리가 프로듀스한 또 다른 베스트 트랙 “Fallin”은 긴장감 넘치는 비트에 앨범에서 가장 마음껏 자신의 랩 스킬을 발휘한듯한 제이-지의 라이밍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충족시킨다. 보너스 트랙이지만 앨범 컨셉이 주는 이미지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넵튠즈의 “Blue Magic"과 극강의 조합인 저스트 블레이즈와 타이트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American Gangster”를 끝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감히 말하건대 [American Gangster]는 제이-지가 내놓은 또 하나의 명작이다. 지난 복귀작 [Kingdom Come]이 남겼던 아쉬움을 생각하면 더욱 반갑다. 본 작은 힙합 황금기의 말미에 뛰쳐나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데뷔 앨범 [Reasonable Doubt]과 21세기 주류 힙합을 새로이 설계했던 [The Blueprint]에 이은 제이-지 커리어의 또 다른 기념비가 될 것이며 상업적 흥행에 관계없이 이 앨범에 대한 호평들은 이후로도 힘을 가질 것이다. 유행의 흐름을 읽고 그것을 결과물로 생산하는 것에 천부적인 제이-지이건만 그의 마스터피스들은 하나같이 틀을 깨고 대세를 거스르는 혁신과 적절한 타협의 공존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American Gangster]또한 그렇다. 아직 영화를 감상해보지는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앨범을 감상하는 것은 음악을 먼저 접한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던져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수없이 반복해서 감상했지만, 지금 난 또다시 플레이 버튼으로 손을 옮긴다.
예동현(흑인음악 미디어 리드머/www.rhythm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