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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갑 - 3집 꿈의 편집

언제부턴가 인디씬에서 홍갑의 이름이 자주 언급되기 시작했다. 동료 음악가들 사이에서 더 그랬다. 누군가의 음반에서 아니면 공연장에서 인상적인 기타 연주를 만나 ‘누가 연주한 거지’하고 보면 ‘홍갑’이란 이름을 발견하곤 했다. 그는 음악가들이 기타 연주나 편곡이 필요할 때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되었다. 홍갑은 이아립, 이한철, 윤덕원, 김목인, 주윤하, 강아솔 등의 음반 녹음에 참여했고, 루시드 폴의 최근작에 수록된 “봄, 여름, 가을, 겨울”에는 게스트 보컬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라이브세션 활동도 많아 델리스파이스, 뜨거운 감자,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적, 주윤하, JK 김동욱, 토마스 쿡 등의 라이브에서 홍갑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이 많았지만 홍갑은 스스로 싱어송라이터임을 분명히 해왔다. 브레멘 1집(2006) 이후 싱어송라이터로써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1년에 1집 [홍갑 1]을, 2013년에 2집 [홍갑2] 두 장의 솔로앨범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금 10곡이 담긴 세 번째 음반 [꿈의 편집]을 발표했다. 


“'꿈에서도 아픈 밤의 꿈속’이라는 가사를 쓰면서 '꿈의 편집' 이란 타이틀로 다른 곡들을 엮어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항상 그 뚜렷했던 경계가 어느 순간 무너져 스스로 헷갈려 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것은 어떤 혼란과 우울함이 동반된 감정 보다는 그냥 '궁금'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결국엔 둘 다 나에게 일어나는 '사실'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홍갑의 곡은 평소 무표정한 그의 얼굴과 교차되며 묘한 감상을 남긴다. 그의 노래에는 누군가와 어울리기를 거절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지켜가며 스스로의 생각과 말투를 놓치지 않는 음악가의 노래는 이렇구나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만으로 작업했던 2집과 달리 풀밴드 편성으로 작업한 3집 [꿈의 편집]은 듬직한 동료 음악가인 이기태(드럼), 민재현(베이스), 고경천(키보드) 등이 세션으로 참여해 기타로 만들어진 노래 위에 자연스럽고 풍성한 연주를 담아주었다. 그들은 능숙한 솜씨로 첫 곡인 “봄날의 봄”의 따뜻한 밴드 사운드부터 마지막 곡인 “숨과쉼”의 서정적인 포크록까지, 심플하다가도 일순간 시야를 확 넓혀가는 다채롭고 미묘한 느낌을 온전하게 담아냈다. 


지난 몇 년간 홍갑에게서 들어왔던 말보다 음악에서 들어본 말이 더 많을 정도로 홍갑의 말수는 적다. 다가온 봄처럼 어쿠스틱 기타 위에 펼쳐진 그의 말에 온기가 묻어난다. 여전히 수줍음 많은 소년의 목소리처럼 그의 음악도 수줍어한다. 하지만 듣고 있는 이는 수줍어함을 느낄 새도 없이 큰 숨을 내쉬게 한다. (김C/뜨거운 감자)


홍갑의 3집 [꿈의 편집]을 들으니 음악의 재료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만이 내는 가뿐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소박하다가도 일순간 싸이키델릭한 장면들로 멋지게 가닿는 편곡들이 특히 좋았다. 무대에서 스튜디오에서 언제나 안정된 솜씨로 덤덤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 음악가를 만나보면 훨씬 더 다채롭고 미묘하며 유머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의 특징들은 홍갑을 쏙 빼닮았다. (김목인/싱어송라이터)


홍갑의 수수께끼 같은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시간들이 떠오른다. 나 어릴 적 새학기의 하교길, 다음은 90년대 홍대 앞의 일요일 오후, 그리고 미래의 어떤날. (윤준호/델리 스파이스)


세상에 멋있고, 귀엽다란 말을 같이 쓸 수 있는 음악은 드물 텐데 그 어려운 일을 홍갑이 해낸 듯 하다. 음악은 멋있고 정서는 귀엽다. 그 격차가 커질 수록 진하게 드러나는 색, 이것이 누구의 음악도 아닌 홍갑 만의 색이다. (이아립/싱어송라이터)


Discography

홍갑 1(2011)

홍갑 2(2013)

꿈의 편집(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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