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선과 양반들 - 혁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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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제1집 <사랑가> 발매 이후, 전범선과 양반들은 단 한 차례의 발매 기념 공연만 열고 홀연히 사라졌다. 기약 없는 도피 생활 와중에 전범선이 깨우친 바가 있었으니, 그것은 "사랑은 곧 혁명이요 혁명은 곧 사랑"이라는 원리였다. 일 년 만에 돌아온 전범선의 손에는 통기타가 아닌 전기기타가 들려있었고, 달콤한 사랑을 노래하던 양반들은 불꽃 같은 혁명을 부르짖고 있었다.
"기타를 달라!" 죽창 대신 기타를 들고 일어난 혁명가 전범선과 양반들.
한국교육방송공사의 '2015 올해의 헬로루키' 연말 결선 경연장을 비롯해 반년 간 서울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며 따르는 이들을 모아왔다. 이전의 포-크록 사랑 타령과는 확연히 다른 가라-지록 혁명 노래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강강술래를 돌게 하였다. 그 결과로 완성된 것이 홍대 앞을 넘어서서 팔도의 음악판을 뒤엎을 조선 록-큰롤 음반, 바로 <혁명가>이다.
전범선과 양반들의 모양새는 <사랑가> 적과 다름없는 사인조 서양식 악단이다. 하지만 전범선(노래, 전기기타, 통기타, 풍물북), 김보종(드럼), 최현규(전기기타, 추임새) 그리고 장쌍놈(베이스 기타, 추임새)이 만드는 소리의 모양새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드럼으로 굿거리 장단을 두드려 박자를 맞추는가 하면, 풍물북을 두드려가며 노래하기도 한다. 노랫말도 강강술래•불놀이•오작교 설화 등에서 실마리를 구할 뿐만 아니라, 당대의 문학 혁명과도 같았던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에서도 감히 노랫감을 빌려왔다. 가히 '양반록의 창시자'를 자칭할 만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