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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필X고희안 - Dear Chopin

  신현필 X 고희안

재즈로 연주한 쇼팽의 음악적 자유와 낭만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François Chopin)은 서구 음악사의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낭만적이고 자유분방한 음악을 들려준 작곡가이자 연주자다.

그의 이 음악적 성향은 비단 정서뿐 아니라 당대 피아노 형식과 테크닉 까지도 가볍게 들어 올려 한 단계 성장시키는 주요한 동력이 됐다.

음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가슴으로 듣는 것이고 직접 연주할 때 그 비로소 온전해 지는 것임을 쇼팽은 그의 생애 완성한 모든 작품을 통해 말한다. 

버클리 음대 동문이자 국내 최정상의 재즈 피아니스트 고희안과 색소포니스 신현필이 함께 연주한 ‘디어 쇼팽’(Dear Chopin)은 쇼팽의 분방한 음악적 성향과 낭만적 정서를 재즈 장르로 재해석한 앨범이다.

총 11곡의 트랙리스트에는 녹턴부터 미뉴엣, 볼레로, 즉흥곡 등 두 재즈 연주자가 가장 사랑하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쇼팽의 곡들이 담겼다.

고희안과 신현필은 피아노와 색소폰 단 두 개의 악기를 통해 가장 미니멀한 방식으로 쇼팽에게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힌다. 

쇼팽이 당대 음악계에 파격을 안겼던 과감한 전조와 불협화음 등 분방한 상상력은 고희안, 신현필 두 연주자에게 고스란히 유전돼 드러난다.

고희안, 신현필 두 연주자는 각 트랙에서 쇼팽이 완성한 아름다운 멜로디 테마를 자유롭게 변주하고 재해석 했다. 고희안의 피아노 연주는 쇼팽이 만든 문법을 때로는 엄격하게 따라가기며 존경을 표하기도 하고

종종 의도적으로 배신하며 리스너들을 놀라게 한다. 신현필의 색소폰은 피아노 연주 위에서 마치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듯 멜로디를 얹으며 피아노를 따라가다가

원곡에 없던 멜로디를 더해 장르적 상상력과 정서적 이질감을 더한다.  

편곡과 녹음 과정은 가장 쇼팽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재즈 뮤지션들답게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들어온 쇼팽의 선율을 몸으로 기억하며 합주 과정에서 곧바로 떠오르는 악상들을 더해 편곡을 진행하고 곧바로 녹음에 임했다.

재즈 특유의 즉흥성에서 시작되는 연주자 고유의 개성과 정서가 피아노 타건 하나에, 색소폰 운지 하나에 집중력 있게 담겼다. 

만약 쇼팽이 한 200년 쯤 지난 후에 8000km 정도 떨어진 도시에서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연주될 지 상상했다면 이 앨범은 그에 대한 충분한 대답일 될 것이다.

누구보다 자유롭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낭만적 영혼을 가진 쇼팽이라면 이 앨범이 나올 것쯤은 충분히 예상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