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혜 - 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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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과 소통의 단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
한국 대중음악 신에서 활발히 활동 중 뉴욕으로 돌연 유학길에 올라 그곳에서의 경험과 감성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피아니스트 오은혜의 첫 리더작
신과 같이 높아지고자 하는 욕구가 응집된 바벨탑으로 인해 결국 각각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게 되며 민족이 흩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끝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소통의 단절은 그녀가 뉴욕땅에서 느꼈던 치열했던 경험, 외로운 감정과 맞닿아 앨범 전반에 걸쳐 추상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인 메세지로 전달된다.
매일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삶에 대한 회의감에 사로잡혀 살았던 시간의 무대가 되는 “2130 2nd ave”, 바벨탑이 올라가고 무너지는 모습을 표현한 “Babel Part.1”, 단절된 소통 “Babel Part.2”
그리고 이어지는 신의 침묵 “When The Lights Go Out”은 바벨과 뉴욕의 이미지를 곡에 투영시키는 작업의 결과가 돋보이는 트랙들이다.
아침 출근 길에 우연히 들었던 아파트 창틀에 달린 차임벨 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마주한 감정을 묘사한 “Morning Chimes”, 그리고 음악적인 이상을 따라 치열하게 살던 시간 매일같이 찾았던 곳의 이름을 가져온 “Tillery st.” 은 당시의 음악적 고민의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드라마틱한 삶이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삶이든 신이 계획한 인간의 삶이란 끝을 모르는 반복의 연속일지 모른다. 쫓아가다 쫓기고, 얻었다가 잃기도 하고, 올라가다 돌연 추락하기도 하는 패턴의 반복은 끊임없는 5박의 패턴으로 이루어진 “Perpetual 5”라는 곡을 통해 표현되었다.
피아니스트 오은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서울의 재즈클럽을 중심을 활동하기 시작하여 다양한 파트를 아우르며 팀의 사이드맨으로 활발히 연주하던 중 2010년 자라섬 재즈콩쿨 준우승을 계기로 피아니스트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듬해 재즈피플 선정 Rising Star로 선정되고 EBS Space 공감 무대에도 리더로서 이름을 올렸다.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재즈본토의 어법을 체득하고 마침내 그곳의 경험과 감정을 기록한 리더작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그녀의 스타일이 점차 방향성을 띄며 자신 고유의 사운드로 다듬어지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주기를 바란다.